성장률·수출·제조업 경기 하강 국면…한국 경제 곳곳서 ‘경고음’

입력 2019-08-18 18:05 수정 2019-08-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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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11개 기관 1%대 성장 전망…수출 주문 6년 만에 최대 감소…통계청, 경기정점 판정 앞둬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11년 만에 가장 좁혀졌고 제조업 경기지수 등 각종 지표는 하강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는 기관도 늘어만 간다. 통계청이 내달 경기 정점을 확정하기로 한 가운데 지금 추세라면 역대 최장 경기 하강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1%대로 낮추는 기관들 = 18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2.0%로 7월(2.1%)보다 0.1%포인트(P) 떨어졌다.

국내외 42개 기관 중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ING그룹(1.4%),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골드만삭스(1.9%) 등 11곳에 달한다.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CLI)도 98.85로 전달보다 0.04P 하락해 2017년 6월부터 25개월째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9월∼2001년 4월의 20개월 연속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와 각종 경제지표도 침체 위험을 경고한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6일 기준 사상 최저인 1.172%로 떨어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사상 최저인 1.095%였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7.7bp로 2008년 8월 12일 6.0bp를 기록한 이래 가장 작았다.

수출 부진 속에 제조업 업황 역시 어두워지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마킷이 집계한 한국 7월 제조업 PMI는 47.3으로 전월(47.5)보다 하락했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 담당 임원에게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특히 7월 신규 수출 주문은 2013년 8월 이후 가장 크게 줄었고 기업들이 9개월 연속 생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기 전망은 2012년 체감경기를 조사한 이래 처음으로 ‘부정적’으로 집계됐다. 조 헤이스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무역 마찰과 시험대에 오른 국내 경기 상황이 향후 12개월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한때 5%대였던 잠재성장률은 2%대로 밀렸다. “이러다간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출은 9개월째 내리막이다. 고용도 제조업과 40대의 일자리가 급감한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한 노인 일자리로 버티고 있다. 경제 기초체력이 점점 약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 내달 경기정점 확정 = 정부는 내달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를 열어 경기 기준순환일(정점) 설정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 안에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기준으로 보면 2017년 3∼5월(101.0)과 2017년 9월(101.0)이 정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2017년 3분기(3.8%)가 정점이다.

통계청이 만약 2017년 8월을 정점으로 판정하면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은 24개월째다. 앞으로 6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역대 순환기 중 가장 긴 하강국면이다. 역대 최장은 제6순환기의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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