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⑦] 재활용 가방 ·휴대용 발전기 등 사회적 가치 창출 봇물

입력 2019-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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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모어댄의 최이현 대표가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재활용 가방을 선물하고 있다. 최 대표는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순방에 동행했다.  연합뉴스
▲사회적 기업 모어댄의 최이현 대표가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재활용 가방을 선물하고 있다. 최 대표는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순방에 동행했다. 연합뉴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이윤 창출에만 집중해도 성공하기 힘든 스타트업인데, 사회적 가치까지 챙겨야 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사회적 기업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답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사회적 가치에 돈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대기업들은 캠페인을 넘어 사회적 기업을 직접 육성하고 지원하게 됐다. 최근에는 사회적·환경적 가치에 ‘베팅’하는 대기업까지 등장했다. 사회공헌 캠페인의 의미가 확장되면서 투자 기준도 ‘사회적 가치’로 변하게 된 것이다.

대기업 지원을 통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 사회적 기업이 바로 모어댄이다. 모어댄은 재활용되지 않는 가죽 시트, 안전벨트, 에어백 등을 가방이나 지갑 등 패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컨티뉴(Continew)’를 운영하고 있다.

모어댄은 2015년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 회사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도 마케팅 및 홍보 인프라를 공유하고, 관계사 행복나래를 통해 초창기 판로 확보 과정을 도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컨티뉴 가방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 레드벨벳 웬디 등 스타들부터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들까지 구매하는 ‘잇템’이 됐다. 결국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프랑스 순방, 스웨덴 방문 등에 동행하면서 명실상부한 ‘스타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폐차장에서 원단을 수거하려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지원 덕분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사회적 혁신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기업이 더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모어댄의 사례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로 이어졌다. 임팩트 투자란 수익 추구를 넘어 사회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인진(파도를 이용한 전기 생산) △마린이노베이션(해조류를 이용한 1회용품 및 생분해 비닐생산) △오투엠(우주인 호흡장치 기술에 기반을 둔 일회용 산소마스크 생산) △이노마드(흐르는 물을 활용한 휴대용 수력발전기 생산) 등 친환경 분야 4곳에 임팩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 대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금융기업들도 ‘임팩트 투자’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7년 KEB하나은행, SK행복나눔재단 등이 참여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 투자신탁 1호’가 결성된 것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신한금융그룹과 SK그룹이 손잡고 2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전문 펀드’를 만들었다.

앞으로 임팩트 투자는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임팩트 투자 촉진을 위해 임팩트 펀드와 임팩트 보증제도를 2022년까지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임팩트펀드를 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임팩트 보증제도도 15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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