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수입물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한우 업계가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한우자조금은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통해 국내 소비를 촉진하는 한편 홍콩 레스토랑 박람회 등 국제 행사에 참가해 수출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이른 추석으로 유통업계가 과일보다 한우 선물 세트 강화에 나서자 한우 판매 촉진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20일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고기 수입량은 41만7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수입물량(25만7000톤) 대비 5년만에 62%나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한우 소비량은 23만톤으로 소고기 수입 소고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3년(26만 톤)에 비교해서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고기 수입이 사상 최대로 늘고 있는 것은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간편식 제품에 비싼 한우 대신 저렴한 수입산 소고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3690억 원에서 2017년 2조6420억 원, 지난해 3조2000억 원(추정치)으로 커졌다.
하지만 올해 추석이 한우 시장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우자조금)와 유통업계가 추석 총공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추석(9월 13일)은 지난해 추석(9월 24일)보다 열흘가량 빠르다 보니 대과(大果) 물량이 예년보다 줄어 과일 선물세트 인기가 줄어든 반면 한우 선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달 추석선물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한 이마트에 따르면 냉장 한우 매출이 지난해 추석보다 27% 증가한데 비해 배 선물세트 매출은 18% 줄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빨리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추석에 한우 선물세트를 역대 최대 규모인 총 5만2000세트를 준비했다. 개인 및 기업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10만 원대 한우선물세트를 지난 추석보다 25% 가량 늘린 2만 세트 확보했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포장 상품도 확대한다. 지난해 추석 처음 선보인 200g 단위 소포장 한우 선물세트(2품목, 2000세트)가 조기 완판된데 힘입어 이번 추석에는 8품목 1만 세트를 준비했다.
19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한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한다. ‘지정 우수 농장’ 선물세트 8종을 내놓고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2회 수상한 ‘람산농장’의 ‘한우 세트’를 38만 원에, ‘장흥 한우 육포 세트(450g)’를 9만5000원에 판매한다.
비영리 단체인 한우자조금은 한우 가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추석을 맞아 2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한우 유명한 곳’ 홈페이지를 통해 선물세트를 사전 주문받는다. 행사에서는 1+ 등급의 실속 세트를 최대 45% 할인된 가격인 △5만 원(불고기 1kg + 국거리 500g) △9만5000원(등심 1kg + 불고기 500g) △15만5000원(등심 1.5kg + 채끝 500g)에 선보인다. 이는 전국 최저가 수준으로 1500세트 선착순이다.
수출 판로도 확대한다. 현재 한우 수출이 가능한 국가는 국내 정부와 위생 협정을 맺은 홍콩과 마카오, 아랍에미리트, 캄보디아 등 4개국인데 이 중 홍콩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우 수출량은 65.2톤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올해는 홍콩 레스토랑&바 박람회와 와인&다인 페스티벌에 참여해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콩 현지 바이어 및 언론을 초청해 한우산업투어도 마련한다. 한우자조금 관계자는 “향후 베트남·태국 등 다른 지역까지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