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일본제품 불매운동 목표는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

입력 2019-08-21 11:38 수정 2019-08-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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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본 희망연대.(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본 희망연대.(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목표는 일본 그 자체가 아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21일 시장실을 방문한 일본 시민단체 ‘일본 희망연대’ 회원들과 만나 “한국 시민사회는 강력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도 그것이 일본 그 자체에 대한 적대가 아닌 아베 정권과 부당한 경제보복, 그 조치의 기반을 이루는 군국주의와 일방주의가 타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정부의 부당한 조치는 오랜 시간 많은 위기와 갈등에도 평화적이고 상생적으로 발전해온 한ㆍ일관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자유무역의 국제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속담에 ‘비가 온 뒤에 땅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교류를 계기로 우정과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한ㆍ일관계의 단초가 단단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원순 시장은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사회는 강제징용자, 위안부 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등 한일 과거사 문제에 깊이 공감하며 해결을 위해 함께해주셨다”며 “과거사를 용기 있게 직시하고 피해자와 손을 맞잡아 주신 일본 시민과 시민사회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라이시 다카시(白石孝) 일본 희망연대 대표는 “아베 정권은 일본 내 혐한의식을 부추기고 한국의 보수 반동 세력과 연동해 문재인 정권을 공격한다”며 “내우를 외환으로, 즉 소비세 인상과 연금 문제 등의 국내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비열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민들은 아베 정권 의도를 간파하고 ‘반일’이 아니라 ‘반 아베’를 명확히 내세웠다. 지금 요구되는 것은 일본 시민사회가 아베 정권의 언행을 바로잡고 한ㆍ일 연대운동을 고조하는 일”이라며 “1910년 한일강제병합 등 침략의 역사를 정확히 인식하고, 한일청구권협정이 일본이 준 혜택이라거나 한국대법원 판결은 협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정책 연구와 시민 참여 유도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본 희망연대에는 시민운동가, 전문가, 진보성향 정치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항의하고 서울시민에게 사과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일본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3월 ‘서울의 시민민주주의-일본의 정치를 바꾸기 위하여’란 책을 발간해 서울시정 철학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면담은 일본 희망연대가 서울의 혁신정책 연구를 위해 방한, 박원순 시장에게 한ㆍ일관계 개선 방안 제안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희망연대 방한을 두고 “경색된 한ㆍ일관계 속에서 더욱 굳건한 시민 사이의 연대를 위한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을 통해 일본 내 양식 있는 시민 세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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