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로 예상되던 홍콩증시 상장을 연기한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시위가 11주 넘게 이어지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다. 향후 IPO 가능성 및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알리바바 상장을 기대해온 홍콩증권거래소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홍콩증권 당국은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독려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사상 최대 규모 IPO를 통해 250억 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홍콩 증시 상장도 함께 검토했지만, 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 승인을 받는데 어려움이 커 보류했다.
홍콩은 지난해 차등의결권 주식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상장의 문을 확대했다.
차등의결권 주식은 경영권을 보유한 대주주 주식에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된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 앱 메이퇀뎬핑(美團点評)과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등이 차등의결권 적용으로 홍콩에서 상장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정국 불안이 커지면서 홍콩 증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도 최대 98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 홍콩 증시 상장을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