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설경기 추락하는데 분양가상한제 치명타

입력 2019-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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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 경기가 갈수록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다. 올해 2분기 신규주택 수주액이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분기 신규주택 수주 총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2% 줄어든 9조4992억 원에 그쳤다. 2분기 기준으로 2014년(9조1009억 원) 이후 최소 규모다.

전체 주택건설 수주액은 15조732억 원으로 0.8% 증가했는데, 작년 14.6%나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 그것도 재건축과 재개발이 떠받쳤다. 2분기 재건축 수주액은 144.6% 늘어난 2조273억 원, 재개발은 15.9% 증가한 3조5467억 원이었다. 건설 수주액은 앞으로의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신규주택 수주 감소는 주택경기 후퇴를 예고한다. 게다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건설 기성액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감소세다.

여기에 빠르면 10월부터 시행될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동안 주택건설 경기를 지탱해온 재건축·재개발의 급격한 위축이 불보듯 뻔하다. 분양가를 강제적으로 크게 낮추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기대이익이 줄고 분담금은 늘어난다. 사업을 지연·중단하는 곳이 속출하면서 주택건설이 갈수록 쪼그라들 게 분명하다.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끊임없이 고강도 규제를 쏟아내고 부동산 시장을 찍어 누른다. 하지만 경기가 추락하는 심각한 상황은 뒷전이다.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중이 15%를 넘고, 전체 취업자수의 7% 이상인 200만 명가량을 고용하고 있다. 주로 서민계층 일자리다. 전후방 산업의 생산과 고용유발 효과도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크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건설산업만큼 기여도 높은 것을 찾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2% 달성도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분양가상한제는 경기에 역행하는 무리수다. 정부 주장처럼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도 회의적이다. 주택공급 축소로, 불과 몇 년 뒤 또다시 집값 급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럴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과거에도 시행됐지만 실패한 정책이다. 시장과 거꾸로 갔던 게 원인이다.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쳐 일자리를 줄이게 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고집스럽게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 및 내수 촉진 등을 통한 서민경제와 경기 회복을 위해서 건설산업 활성화가 시급하다. 섣부른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일변도의 주택정책으로는 건설경기만 죽이고, 결국 나라 전체의 경제를 멍들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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