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 정면 돌파

입력 2008-08-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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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산업 이어 금호석유화학 양대 지주사 전환 점진추진

- 박삼구 회장 형제경영 틀 속에 후계승계 구도 관심

- 금호산업, 대우건설 등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 마련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등 국내 M&A시장에서 과도한 몸집불리기를 시도한 결과 그룹 전반에 대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시 과도한 풋백옵션 계약으로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고 말았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4조57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유동성 위기 타개를 위해 각종 방안들을 쏟아 내 놓고 있다.

지난 3월 대한통운 인수와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거대하게 몸집이 불려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7위의 국내 굴지의 대기업그룹군에 속하고 있다.

이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은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인 박인천 초대 회장은 택시 2대로 운수업을 시작해 1948년 9월 현재의 금호고속인 광주여객자동차(주)의 설립했다. 이후 1960년 삼양타이어공업(주), 1968년 한국합성고무(주), 1972년 수출전문창구인 금호실업(주)을 설립하고, 1977년에는 제일토건(주)을 인수해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 금호건설(주)로 상호를 변경하는 등 전기·전자·금융·섬유·건설 등의 분야에 진출했다.

1984년 삼양타이어공업(주)과 금호실업(주)을 금호(주)로 합병했으며 1985년 한국합성고무(주)와 금호화학(주)를 합병해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주)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88년 2월에는 한국 제2의 민간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주)을 설립했고, 1999년에는 금호타이어(주)와 금호건설(주)을 합병, 현재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주)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 금호석유화학 지주사 전환 점진적 추진

지주회사와 관련해 금호아시아나는 작년에 실패한 금호석유화학의 지주회사 전환을 올해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금호산업의 지주사 전환을 마친 상태다. 금호산업은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33.5%)과 대우건설(18.64%), 한국복합물류(49.54%), 서울고속버스터미널(38.74%), 충부보라매(100.0%), 금호리조트(100.0%), 금호터미널(100.0%), 서남해안레저(64.29%)를 두고 있다.

다시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로 아시아나IDT(71.43%), 아시아나공항개발(100.0%), 아시아나애비카스(50.0%), 인천공항에너지(35.0%), 대한통운(23.98%)을 두고 있으며 대우건설이 한국도로관리(100.0%), 지케이해상도로(43.45%), 태천개발(28.0%), 푸르지오서비스(100.0%), 맑은물지키미(100.0%), 금호송도호텔(100.0%), 대우에스티(100.0%), 부곡환경(100.0%), 푸른안성지키미(52.0%), 일산대교(24.5%), 대한통운(23.98%) 등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같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던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점진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에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2006년말 기준으로 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지분가액이 50%를 넘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갖췄음에도 시행령 개정으로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지분이 자회사 지분가액에서 빠져 지주사가 되지 못했었다.

◆ 박삼구 회장 경영권 승계 문제 부각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1대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 이후 2대인 고 박성용 회장부터 4대인 현 박삼구 회장에 이르기까지 2번에 걸쳐 ‘65세 때’ 경영권 이양이 형제간 이뤄진 점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상무의 경영 일선 참여가 금호가(家)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간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의 지분 2.14%와 금호석유화학 5.3%를 보유하면서 그룹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박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 역시 금호산업 2.19%, 금호석유화학 5.3%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화학부문을 맡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세창 상무가 금호가의 3세 중 가장 먼저 그룹 경영에 뛰어들며 경영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 3세대에는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인 재영씨(금호산업 3.04%, 금호석유화학 4.65%)를 비롯해 고 박정구 회장 아들 철완씨(금호산업 6.11%, 금호석유화학 10.01%),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의 아들 준경씨(금호산업 3.92%, 금호석유화학 4.71%) 등이 있는 가운데 박세창 그룹전략경영본무상무가 금호산업 3.97%와 금호석유화학 4.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박 상무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컨설팅 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하다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MI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6년 금호타이어 전략담당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전격 합류했다.

현재 그룹내에서 주요요직을 두루 걸치며 임원까지 오른 박세창 상무가 ‘3세 후계 1순위’로 손꼽힌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동안 형제에게 총수자리를 물려주는 전통 때문에 향후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이뤄질지 재계의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금호타이어 지분, 대우건설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 총력

최근 몇 년간 국내 M&A시장에 강자로 군림하면서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잇따른 대형기업들을 가져온 데 대한 부담이 시장에서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다.

그룹 자체에 유동성 문제가 붉어지면서 그룹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는 제2의 대우사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의 지분 매각과 대우건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일 금호타이어는 자사 지분 10.71%(750만주)를 갖고 있던 쿠퍼타이어가 투자전문회사 비컨(Beacon)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함에 따라 시장에서 제기됐던 ‘풋백 옵션 리스크’가 제거됐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2005년 쿠퍼타이어의 자본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공개(IPO) 가격인 주당 14.26 달러에 매입할 풋백옵션 권리를 부여한 바 있다.

이후 주가가 18.2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세계 경제 및 주식시장 침체로 주가가 IPO 가격 이하로 내려가자 쿠퍼타이어의 풋백옵션 행사가 예견돼 왔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가 400억∼500억원에 달하는 자금 부담을 져야 할 처지였으나 쿠퍼타이어가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그 위험이 사라졌다.

아울러 대우건설과 관련된 풋백옵션 리스크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2006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투자자들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2009년 12월까지 대우건설의 주가가 3만2000원대를 밑돌 경우 주식을 되사주겠다는 풋백옵션을 내걸고 자금을 유치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전체 자산 감축을 통해 총 4조5740억원의 유동성 확보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2조124억원, 금호산업이 1조150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조4111억원 등을 내년 말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내년말까지 자회사 등 보유 유가증권 매각으로 2502억원, 서울고속도로, 일산대교 등 SOC 지분 매각으로 3102억원, 부산 밀리오레 등 유형자산 매각으로 5000억원, 파키스탄 미수금, 대한통운 유상감자 등으로 9520억원 등 총 2조124억원의 현금을확보할 예정이다.

또 금호산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일산대교 등 SOC주식 매각으로 1540억원, 금호생명, 한국복합물류 등 계열회사 지분매각으로 7903억원, 한국CES, 대한송유관공사 등 투자유가증권 매각으로 1022억원, 대불단지 등 기타 유형자산 매각으로 1040억원 등 총 1조1505억원의 현금을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호생명, 아시아나공항개발 등 계열회사 지분 매각으로 5080억원, 대한통운 유상감자 등을 통해 9031억원 등 총 1조4111억원의 자금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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