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개별 회담하고, 미일 무역협상에 대해 기본 합의했다. 두 정상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내달 하순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때 새 합의안에 서명할 방침이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원칙에 합의했다. 농민에게 훌륭한 일이다”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 마찰로 타격을 받은 미국 농민들의 지지를 붙잡아 둘 수 있다며 스스로의 성과를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농산품과 공산품, 디지털경제 3가지 분야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며, 특히 미국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쇠고기, 돼지고기, 밀, 유제품, 와인 등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합의의 골자는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에 부과하는 38.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2033년 4월까지 9%로 낮추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관세율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수준이 돼, 미국은 TPP에 참여하지 않고도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해 중국이 수입하지 않아 남아도는 미국산 옥수수를 일본 측이 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은 사료용 옥수수 약 250만t을 미국에서 수입한다. 이는 연간 수입량의 3개월 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일본 NHK는 ‘중국이 수입하지 않는 미국의 옥수수, 일본이 삽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도쿄신문은 “한일 대립과 미중 무역 마찰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일 간 밀월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일본 내에서 해충 피해로 향후 공급 불안이 우려돼 옥수수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의 수입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농작물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며 “중국이 약속한 것을 실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옥수수가 남아돈다. 아베 총리가 이를 사 주는 것은 매우 큰 거래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