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리는 변덕에 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에 대한 중국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변덕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간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발언을 쏟아냈다. 백미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 발언이었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전날 밤 미국 협상팀에 전화를 걸어와 무역협상 재개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다”며 중국의 협상 재개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은 정말로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을 향해 “멋진 사람”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국 관리들 중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중국은 즉각 부인에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전화를 걸어 협상 재개를 원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 “해당 통화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도 트위터를 통해 “양국 협상팀이 전화로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다. 기술적 차원에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제안처럼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을 굴복한 것처럼 묘사한 트럼프의 발언으로 중국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 불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미국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unreliable entity list)’ 리스트에 올리는 것이 포함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타오 동 홍콩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변덕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협상 타결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