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갤럭시노트10' LTE 모델 출시 압박하고 있지만, 이통사와 삼성전자는 5G 사업에 올인하는 시점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사실상 출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와 삼성전자는 갤노트 10 LTE 모델의 국내 출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관련 의견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단말기에서의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관련해 계획이나 건의사항이 있는 경우 30일까지 제출해 달라"며 22일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에 공문을 보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에 앞서 19일 "갤럭시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삼성전자에 권유했다"며 "소비자들이 (더 넓은) 선택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조사와 이통사 모두 LTE 모델을 출시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정부의 권유에 불응할 방침이다.
통신사들은 하반기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공시지원금과 보조금 등 마케팅 재원을 5G 모델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LTE에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게 통신사 측 입장이다.
또 현재 국내 갤럭시노트10 5G 가격이 124만8500원으로 유럽 갤럭시노트10 LTE 버전(899유로·한화 약 121만원)과 비슷한데, 국내 LTE 모델을 더 낮은 가격에 출시하면 소비자 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5G 스마트폰이 LTE와 5G를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5G 스마트폰을 사서 LTE 요금제로 쓸 수 있으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지금도 자급제 공기계를 사면 LTE 유심을 따로 꽂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떄문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5G 사업에 역점을 두고 관련 서비스 개발을 독촉하던 정부가 뒤늦게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LTE 버전도 함께 출시하라고 해 제조사나 이통사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요구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LTE 모델은 부담이다. 국내용 갤노트10은 5G 모델만 만들었기 때문에 LTE 모델을 출시하려면 국내용 부품 등을 이용해 새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제품 제조, 전파 인증, 망 연동 테스트에 적어도 2∼3개월이 소요된다. LTE·5G로 함께 나온 상반기 갤럭시S10 시리즈도 판매량의 80% 정도가 5G에 집중돼 있어 LTE 모델이 나와도 대다수 소비자는 5G 모델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