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선고] "말 구입비 뇌물, 묵시적 청탁 인정"…파기환송심 형량 관심

입력 2019-08-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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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뇌물액수 늘어날 듯…"삼성, 특혜 없었다는 점 인정"

▲사진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이 2년여 만에 핵심 인물 3명에 대한 파기환송으로 결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에 대해 분리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이 인정됐고, 최순실 씨는 일부 유죄 중 강요죄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원심이 무죄로 본 혐의 일부가 뒤집혔다.

29일 서초동 대법정에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선고는 뇌물액수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최대 관심사였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2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한 뇌물수수액 일부를 이 부회장의 항소심은 무죄로 봤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2심에서 구속상태를 벗어난 것은 인정된 뇌물액수만큼의 줄어든 횡령액이 영향을 미쳤다.

◇파기환송 사유 각각 달라…이 부회장 무죄 2건 판단 뒤집혀

전합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 사유를 각각 달리 봤다. 큰 틀에서는 '뇌물을 받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뇌물을 준'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뇌물 인정액 비슷하게 유지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1, 2심에서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금 관련 용역비 36억 원과 말 구입비 34억 원 등 70억여 원을 뇌물수수로 봤다. 더불어 삼성그룹의 승계 작업에 따른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여 원도 제3자뇌물수수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말의 형식적인 소유권은 삼성이 가지고 있는 만큼 구입비 34억 원은 뇌물액이 아니라고 봤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 승계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묵시적 청탁 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합은 "이재용 등이 삼성전자 자금으로 구입한 말들에 대한 점유가 최 씨에게 이전됐다"며 "2015년 11월 이후에는 최 씨가 삼성전자에 말들을 반환할 필요가 없었다"며 말 자체가 뇌물이라고 봤다.

이어 "부정한 청탁의 내용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자금 지원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파기환송심 양형 관심…재산국외도피 혐의 무죄

전합이 이 부회장의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하면서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법조계에는 전합이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뇌물액 2건을 유죄 취지로 본 점이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반면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뇌물공여,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된 만큼 집행유예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1심이 실형을 선고한 것은 재산국외도피죄를 유죄로 판단한 점이 컸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측 "말 구입액 뇌물 인정, 본질 영향 없을 것"

이 부회장 측 이인재 변호사는 전합 선고 직후 뇌물액수가 가장 큰 재단 관련 뇌물죄 등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고, 삼성이 어떠한 특혜를 취득하지도 않았다는 점이 인정됐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 변호사는 "말 자체를 뇌물로 인정한 것은 이미 원심에서도 말의 무상 사용을 뇌물로 봤기 때문에 사안의 본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별개 의견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이번 일로 많은 분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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