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 특허침해 소송 일축 "특허수 14배 앞서…불필요한 소송"

입력 2019-08-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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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사과하면 대화 응하겠다…4월 영업비밀 침해 이어 특허침해도 법적 검토"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특허 침해 제소에 대해 “불필요한 소송”이라고 일축했다.

LG화학의 배터리 관련 특허가 14배 앞선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제소는 지난 4월 시작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

LG화학은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소송에 기존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에 더해 특허 침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LG화학은 30일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기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에서 소송에 대한 불안감 및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LG화학과 미국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 LG전자를 미국에서 동시에 제소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소송은 직접적인 경쟁사인 LG화학에 그치지 않고 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LG전자까지 포함됐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을 ITC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 제기의 배경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위해 불필요한 분쟁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소송사태를 대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책임 있는 대기업의 역할이라 판단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G화학은 “그동안 경쟁사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라며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기업간 발전적 경쟁을 바라는 경영진의 뜻에 따라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 것이다.

LG화학 측은 “만약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임을 밝힌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LG화학은 이번 소송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LG화학의 특허 수가 14배 이상 앞서있는 상황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LG화학은 “1990년대 초반부터 2차전지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LG화학의 특허건수는 1만6685건인데 반해 경쟁사는 1135건으로으로 양사간 14배 이상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G화학은 “연구개발비만 보더라도 LG화학은 지난해 전지분야에만 3000억 원 이상, 총 1조 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경쟁사는 2300억원(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한 수준으로 양사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경쟁사의 영업비밀 침해를 비롯해 특허 침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또한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과 관련해 경쟁사는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간 기술자료를 ITC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경쟁사가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30여년 동안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고자 한다”라면서 전력투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 산업 생태계 및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오랜 기간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가 된 LG화학과 같은 기업들의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소재 기업을 육성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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