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컸으며 특히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중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조2928억 원, 3152억 원어치를 내다 팔아 총 2조6080억 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3조508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지난 5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강한 매도세다.
최근 외국인의 ‘팔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의 8월 정기 변경(리밸런싱) 이슈가 꼽힌다. MSCI EM지수에서 중국주식의 비중이 커지고 한국주식 비중이 줄면서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5월에도 MSCI EM 지수의 정기 변경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진 바 있다.
8월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도 금액은 1조1935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전체 코스피 주식 순매도액 중 52.1%가 삼성전자였다는 얘기다.
이런 외국인의 매도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한 달간 2.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8% 내렸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코스피 주식에는 휠라코리아(주가 등락률 -15.25%), POSCO(-6.43%), SK텔레콤(-3.62%), 신한지주(-6.32%), 하나금융지주(-6.47%), 이마트(-4.91%), KB금융(-8.52%), 현대차(1.58%), LG전자(-6.12%) 등도 포함됐다. 이들 10개 종목 가운데 현대차만 주가가 소폭 올랐고 나머지는 비교적 큰 낙폭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코스피 종목들은 주가 흐름도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 카카오(5.9%), 삼성SDI(0.2%), 엔씨소프트(11.52%), S-Oil(2.76%), 한국항공우주(6.35%), SK하이닉스(0.65%),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8%) 등 7개는 주가가 올랐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의 주가가 대체로 부진했고 팔아치운 종목 중에는 주가가 오른 것들이 많았다.
특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신라젠은 한 달간 주가가 무려 76.27%나 떨어졌다. 순매수 6위인 NICE평가정보도 15.38% 내렸다.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6.54%로, 코스닥 지수 수익률(-3.11%)보다 낮았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1위인 헬릭스미스 주가는 15.69% 뛰었고 2위인 에이치엘비는 55.61%나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커 외국인 수급이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