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출구 안보이는 수출…8월 13.2% 줄며 9개월 연속 하강

입력 2019-09-01 11:00 수정 2019-09-0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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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수출 시장 '미·중 수출' 나란히 감소…한일 교역액, 2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수출이 9개월째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미ㆍ중 무역전쟁 등 대외 악재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8월 수출액은 442억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511억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3.2% 줄어든 액수다. 조업 일수 차이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21억3300만 달러에서 18억8100만 달러로 11.8% 감소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 성적(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2월 이후 아홉 달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8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줄어든 424억7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17억2300만 달러 흑자다

산업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미ㆍ중 무역분쟁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과 주력 품목 수출 단가 하락을 수출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한일 간 교역액은 61억4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8월 대일(對日) 수출액(22억6000만 달러)과 수입액(38억8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6.2%, 8.2%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32.6%), 원동기 부품(-28.2%) 등 일본산 소재ㆍ부품ㆍ장비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 나가는 수출액도 줄었다. 지난달 대미(對美), 대중(對中) 수출액은 각각 56억4400만 달러, 113억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21.3% 감소했다. 특히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현지 경기가 악화하면서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었기 떄문이다.

주력 품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13대 주력 품목(반도체, 일반 기계,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석유 제품,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섬유류, 가전, 컴퓨터) 가운데 자동차를 뺀 나머지 품목 수출액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수출 호황을 이끌던 반도체 수출액(79억8100만 달러)은 1년 전(103억8300만 달러)보다 30.7%나 감소했다. 8기가 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달 초 사상 최저점을 찍고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54%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미ㆍ중 무역분쟁, 일본의 원자재 수출 규제 등으로 업계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수출액도 42억9500만 달러에서 35억3000만 달러로 19.2%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계속 떨어지는 데다 국제 수요도 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 수출(36억5900만 달러) 역시 유가 하락과 경쟁국의 설비 증설로 14.1% 감소했다.

앞으로의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 주력 품목의 수출 단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4일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ㆍ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반도체 등 한국산 제품의 글로벌 가치 사슬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ㆍ중 무역분쟁 역시 양국이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갈수록 확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제품의 4대 수입국인 홍콩에서도 정세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9월 6일 민관합동 무역전략조정회의를 통해 하반기 수출 총력 지원체계를 재정비하고 무역금융 공급 및 수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출 모멘텀 회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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