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상 출생연도를 위조해 임대차 계약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에 대해 임대차 계약 때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내줬다는 증거가 없어 ‘변조공문서행사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변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은 이 씨의 사기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변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에 대해서는 하급심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 등이 있다고 보고 다시 판결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1997년생인 이 씨는 2016년 4월 한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97년에서 91년으로 고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공인중개사는 해당 건물의 건물주 요청에 따라 임대료를 1억 원 이상 연체한 이 씨의 아버지와 연관된 사람과 는 계약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임대차계약 당시 미성년자였던 이 씨는 건물주가 보호자를 확인해 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숨기기 위해 허위 주민등록번호를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이 씨가 91년생으로 적힌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다는 공인중개사 진술 등을 바탕으로 “주민등록증을 확인했다는 계약 중개인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주민등록증에 위변조의 흔적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 씨가 주민등록증을 위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주민등록번호가 고쳐진 주민등록증이 제시됐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