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를 발동하면서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정부가 서로에 대해 예고한 대로 추가 관세를 강행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0시 1분을 기해 총 1120억 달러(약 135조 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제재 관세 제4탄을 발동했다. 반도체 메모리와 TV 등 가전 관련 제품과 의류, 신발, 시계 등 총 3243개 품목에 15% 관세가 부과된다. 생활과 밀접한 소비재가 절반을 차지해 소매업체 비용 증가와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금까지 제1~3탄 관세 부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절반가량에 25% 관세를 얹어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관세를 추가하면서 그 대상이 70% 정도로 확대됐다. 미국 정부는 연말 쇼핑시즌을 염두에 두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장난감 등 약 156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를 연기했으나 12월 15일 이들 제품에도 15% 관세가 적용된다.
중국 정부도 이날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2회에 걸쳐 총 75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데 이날은 원유와 콩, 육류 등 1717개 품목에 대해 관세가 발동됐다. 특히 미국산 원유가 보복 대상이 된 것은 지난해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도 오는 12월 15일에 밀과 수수, 면화 등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자동차에 매겼던 25% 추가 관세를 다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무역전쟁이 완화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달 안에 워싱턴D.C.에서 장관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산업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는 어렵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