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가치가 8월 기준으로 올해에 미국 달러화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이런 추세가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 통화가치는 지난달에 약 3.34% 하락했다. 이는 이전 기록인 2009년 8월의 3.18%보다 더욱 부진한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로드 투자전략가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9월에는 달러화당 약 2%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신흥시장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전개에 따른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면서 이리저리 흔들렸으며 이달에도 같은 운명에 놓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다소 회복시킬 수 있을지도 최대 관심사다. 제임스 로드 투자전략가는 “신흥시장 전망이 개선되려면 연준이 좀 더 선제적인 ‘비둘기파’ 모습으로 전향하거나 미중 무역긴장이 완화돼야 한다”며 “지금 당장은 어느 쪽에서도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이날 약 1100억 달러(약 13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새롭게 부과하고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받아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를 크게 약화시켰다.
시장은 2일 발표될 한국과 대만, 인도 등 중국 주요 무역 파트너들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전날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의 49.7에서 하락하면서 4개월 연속 경기위축을 가리켰다. PMI는 50을 경계로 경기확장과 위축이 갈린다.
경기하강에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오는 12일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오는 4일 발표될 무역지표가 다음 주 회의 향방을 가늠하게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에 오는 6일 기준금리를 7%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7.50%에서 7.25%로 낮췄따. 이는 2개월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