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정부가 부과했던 대중 관세는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그 영향을 체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발동한 4차 관세는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CNN방송이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부터 1120억 달러(약 136조 원)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는 소비재의 3분의 2 이상이 높은 관세 장벽을 맞닥뜨리게 됐다. 중국산 섬유와 의류의 약 87%, 신발의 52%가 관세 폭탄을 맞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티야 브하베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전 관세에 대해서 트럼프 정부는 분명히 소비재에서 멀리 떨어지려고 시도했다”며 “그러나 이번에 발동한 관세는 오는 12월 15일로 연기된 또 다른 라운드와 함께 분명히 이전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12월에 이번에 제외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장난감 등 약 156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브하베 이코노미스트는 “12월 발동할 관세는 아주 위험하다”며 “이전 라운드와 달리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가 없다. 중국은 12월 관세 대상 품목에 있어서 미국 전체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미 그동안의 관세만으로도 미국 가정에 연평균 600달러의 비용이 추가됐다”며 “이번과 12월 관세까지 발효하면 그 비용은 1000달러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오는 10월 1일 25% 세율이 부과되고 있는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도 30%로 높일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는 그동안 홀로 승승장구했던 미국 경제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한 달 전 나온 속보치 연율 2.1%에서 2.0%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1분기의 3.1%에서도 하락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분기 GDP 증가율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등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다.
미시간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국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89.8로 전월의 98.4에서 하락하며 2016년 10월 이후 거의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하락폭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소득 성장세 둔화와 기업 투자 지연, 관세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 등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