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청문회(聽聞會)

입력 2019-09-0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두고 말이 참 많다. 청문회는 ‘聽聞會’라고 쓰며 각 글자는 ‘들을 청’, ‘들을 문’, ‘모일 회’이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듣고 또 듣는 회의’이다. ‘聽’의 왼쪽 부분은 ‘耳(귀 이)’와 ‘임(壬:짊어질 임)’이 합쳐진 모양인데 원래는 ‘壬’이 아니라 ‘呈(드릴 정)’으로서 발음을 나타내는 부분이었다. ‘聽’의 오른쪽 부분은 ‘悳’의 변형인데 ‘悳’은 ‘德(덕 덕)’과 같은 글자이다. ‘悳’은 ‘眞(참 진)+心(마음 심)’의 구조로 이해하기도 하고, ‘直(곧을 직)+心’의 구조로 보기도 한다. 둘 다 의미가 통한다. 진심(眞心:참된 마음)이든, 직심(直心:곧은 마음)이든 그게 바로 ‘덕(悳=德)’이기 때문이다. ‘聞(들을 문)’은 ‘門(문 문)+耳’의 구조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문틈에 귀를 대고 듣는다”는 뜻을 담은 글자이다. 즉 은밀한 이야기까지 포함하여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말이란 말은 다 듣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소문(所聞:들리는 바)’에는 ‘청(聽)’을 쓰지 않고 ‘문(聞)’을 쓴다. 그러므로 청문회의 ‘청문(聽聞)’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진심(眞心)과 직심(直心)과 또 그 사람과 관련되어 떠돌아다니는 모든 소문까지 다 확인하여 듣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렇게 듣는 회의가 바로 청문회이다. 그러므로 네이버 국어사전도 청문회를 “입법 및 행정상의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이해관계인이나 제삼자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여는 회의”라고 풀이하고 있다.

청(聽)과 문(聞)이 가진 뜻으로 봐도 그렇고 국어사전의 뜻풀이로 봐도 그렇고, 청문회는 ‘듣는 회의’이니 일단은 답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을 불러다가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들어야 한다. 들으면 될 것을 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니 정작 말을 해야 할 사람은 말을 못하고, 오히려 말을 들어야 할 사람들은 장외집회까지 열어서 수많은 말을 하고 있다. 참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074,000
    • -0.58%
    • 이더리움
    • 4,660,000
    • +0.67%
    • 비트코인 캐시
    • 704,500
    • -3.36%
    • 리플
    • 1,986
    • -6.19%
    • 솔라나
    • 348,100
    • -1.94%
    • 에이다
    • 1,433
    • -3.57%
    • 이오스
    • 1,191
    • +12.68%
    • 트론
    • 293
    • -1.35%
    • 스텔라루멘
    • 795
    • +33.3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000
    • -2.78%
    • 체인링크
    • 23,680
    • +2.64%
    • 샌드박스
    • 868
    • +60.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