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 동월(104.85)보다 0.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건 1965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그나마 소수점 한자리 기준으론 0.0%를 기록해 마이너스를 면했다.
근원물가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는 각각 전년 동월보다 0.4%, 13.9% 내렸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교육·복지 등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물가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기상 여건이 양호하면서 농축수산물의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출 목적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음식·숙박(1.7%), 주택·수도·전기·연료(1.2%), 교육(1.0%), 기타 상품·서비스(1.5%),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 보건(0.9%), 주류·담배(0.8%) 등은 올랐으나, 오락·문화(-0.2%), 통신(-2.2%), 교통(-1.9%), 식료품·비주류음료(-3.3%) 등은 내렸다.
품목 성징별로 농축수산물(-7.3%), 공업제품(-0.2%)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농산물 중 채소류가 17.8%, 공업제품 중 석유류가 6.6% 급락한 영향이다. 채소류 물가에는 지난해 8월 폭염으로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 배추(-42.1%), 무(54.4%), 마늘(-20.3%) 가격이 크게 내렸다. 공업제품 중에는 휘발유(-7.7%), 경유(-4.6%),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12.0%)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서비스 중 집세는 월세가 0.2% 내렸으며, 공공서비스 중 휴대전화료와 고등학교납입금이 각각 3.5%, 3.2%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학교급식비가 40.9% 급락했다.
성장률 전망치 하락에 물가도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단 이 과장은 “일본의 경우도 보면 물가 상승률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도 중요하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디플레이션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