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니켈광석 수출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22년에 니켈 수출을 금지하려던 정부의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밤방 가톳 아리요노 에너지·광물자원부 석탄광물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출 중단은 모든 등급의 니켈광석에 적용될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은 기존 고정계약과 상관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수출을 중단할 것이다. 4개월의 이행기간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굴 가능한 니켈 매장량에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이미 올해 들어 7월까지 3800만t의 니켈을 수출했다. 이런 속도라면 매장량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의 니켈 확인 매장량은 6억9800만 t에 불과하며 이는 제련소에 7.3년 간 공급할 수 있는 양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현재 11개의 제련소가 있으며 25곳 이상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글로벌 니켈 공급의 26%를 차지했다. 수출중단 조치로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물론 세계 전체가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중국 리서치 업체 안타이커(安泰科)는 이번 조치로 내년 글로벌 니켈 시장에서 공급 부족분이 10만 t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가 조기에 수출 중단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 시장에 떠돌았다. 니켈 가격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71% 폭등했다. 특히 이날 발표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니켈 가격이 장중 t당 1만8785달러(약 2285만 원)로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출금지로 3개월 안에 니켈 가격이 2만 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가 수출금지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수출을 중단했다가 2017년 규제를 완화해 낮은 등급의 니켈광석 수출은 허가했다. 그러나 결국 다시 이전 제재로 복귀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필리핀이 생산을 늘리면서 글로벌 니켈 시장이 받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낙관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우려의 시각이 더 컸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야오원위 금속 투자전략가는 “인도네시아 조치가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주요 전기자동차 생산국이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어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재료인 니켈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2년 전기차 생산을 시작해 2025년에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20%를 전기차가 차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일랑가 하르타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은 지난 7월 “일본 도요타가 앞으로 5년 안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투자 계획에는 전기차 생산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전기차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각종 세제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