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이 70억달러에 육박하며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대기업이 해외법인에 쌓인 이익잉여금을 회수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관광객 증가와 운임단가 하락으로 여행 및 운송수지 적자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와 석유류 단가하락 등으로 수출부진이 이어지면서 상품수지 흑자 축소세는 여전했다.
부문별로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전년동월(107억9000만달러)대비 42.7% 감소한 61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은 10.9% 감소한 482억6000만달러를, 수입은 3.0% 줄어든 42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11.0% 감소한 460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도체(-27.6%)와 철강제품(-19.4%)을 등을 중심으로 감소한 반면, 승용차(22.6%) 등은 증가했다. 수입은 2.7% 줄어든 436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원자재(-7.7%)와 자본재(-0.2%)는 감소한 반면, 소비재(9.0%)는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30억달러로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래 역대최고치를 보였다. 직전 최고치는 2015년 1월 기록한 28억8000만달러였다. 일부 대기업들에서 배당수입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다, 특정 기업이 그간 쌓은 해외법인 이익잉여금을 회수한 때문이다. 최근 해외채권투자가 늘면서 이자소득이 11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동준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상품수지는 최근 흐름을 지속했다. 반도체 및 석유류 단가하락으로 수출이 수입보다 더 줄었다. 수입에서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늘어 원자재 감소분을 만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줄고,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은 이례적 요인에 크게 늘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당초 예상 60억달러 보다 10억달러 가량 늘었다”며 “일본인 관광객 유입이 6월보단 줄었지만 8월 다시 증가하는 등 (한일 경제전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영향은 없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매월 6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 한은의 올 전망치 59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며 “통관수출이 감소해 8월 흑자규모는 7월보단 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전월 95억달러에서 48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주식투자는 4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증가했지만, 채권투자를 의미하는 부채성증권은 91억1000만달러에서 30억6000만달러로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전월 86억달러보다 많은 9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박 팀장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 증가폭은 늘었다. 반면 채권투자 규모는 감소했다. 차익거래 유인에 5~6월 투자자금이 워낙 많았었던데다 7월엔 채권만기도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