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에 동남아 쾌재...한국인 관광객 20% 늘었다

입력 2019-09-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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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만 개인여행 중지로 중국 관광객도 10% 늘어…한국 관광객 일본 방문 4% 감소

▲동남아 관광산업 호황. 상반기 기준 한국=>동남아 20% 증가 /중국=>동남아 10%. /한국=>일본 4% 감소(1~7월). ※대만: 8월부터 중국 개인여행 중지, 홍콩: 시위 격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 관광산업 호황. 상반기 기준 한국=>동남아 20% 증가 /중국=>동남아 10%. /한국=>일본 4% 감소(1~7월). ※대만: 8월부터 중국 개인여행 중지, 홍콩: 시위 격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시아 관광산업이 한국과 중국, 일본을 둘러싼 정치 대립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관계 악화를 배경으로 올해 상반기 동남아 주요 6개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고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달 추석 연휴에도 한국 관광객의 인기 여행지가 일본에서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 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인기 해외 여행지 1위가 베트남 다낭, 2위가 태국 방콕, 3위가 괌이었다. 과거 인기가 높았던 일본 후쿠오카와 도쿄, 오키나와는 일제히 순위가 내려갔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였던 일본은 갈등 고조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1~7월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며 7월은 8% 줄어들어 감소폭이 두 배로 커졌다. 강제 징용 문제가 발단이 된 한일 관계 경색으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해외 관광에 나선 사람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기침체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7월 한 달간은 5.9% 증가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바로 동남아다.

말레이시아관광협회의 우자이디 우다니스 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초청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웃음을 머금었다. 말레이시아는 6월에 한국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배 증가했다. 협회는 여행업체나 미디어를 대상으로 자국의 매력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인플루언서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돼 젊은 한국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한국 여행자 수가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 2개가 있어 삼성이 총수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한국인이 15만 명 거주해 더욱 한국 관광객에게 친근한 장소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베트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근접성이다. 서울에서 다낭까지 비행기로 편도 4시간 30분 안팎이 걸려 태국 푸켓, 인도네시아 발리에 가는 것보다 더 편리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연내 다낭에 총영사관을 개설할 방침이다.

태국 정부 관광청은 전날 한국 등 동아시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쇼핑 캠페인을 시작했다. 10월 말까지 주요 쇼핑몰과 면세점 등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최대 30%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통계국에 따르면 한국은 이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전체의 약 5%를 차지한다.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 지출은 중국이 2770억 달러(약 333조 원)로 세계 최대였으며 한국도 320억 달러로 9위였다.

중국 여행객들도 정치 대립이 격화하는 홍콩과 대만에서 동남아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어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에서 동남아 여행객은 상반기에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반면 시위가 3개월째 지속된 홍콩은 지난달 상순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다. 또 중국은 8월 대만으로의 개인여행을 중지시켰다. 이에 대만 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이 4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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