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외식업, 불황속 '승승장구'

입력 2008-08-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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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장기불황 속에서도 전통음식의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건강을 고려한 안전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통 조리법으로 만든 전통음식이 웰빙음식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맛이나 모양, 판매방식 등에 세련미가 더해지면서 전통음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천연 양념으로 맛을 내는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는 것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이에 부대찌개ㆍ감자탕 ㆍ보쌈전문점 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전통 메뉴에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퓨전떡찜 전문점 등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통음식인 국수도 브랜드화 되면서 최근 면전문점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어 가맹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부대찌개ㆍ보쌈 건강식으로 자리매김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부대찌개와 보쌈이 건강식으로 꼽히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변모하면서, 옛날 부대찌개에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은 물론 입맛이 까다로운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부대찌개 전문점 ‘박가부대’는 부대찌개ㆍ섞어찌개ㆍ해물떡찜ㆍ철판구이 등 대중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박가부대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진한 사골육수와 수제 햄ㆍ수제 소시지 등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고객 건강까지 고려했다.

찌개, 구이, 떡찜 등 각각의 메뉴는 소시지 ㆍ김치ㆍ 해물 ㆍ채소 등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각종 모임이나 가족 외식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의 부대찌개는 직장인의 점심은 물론 회식의 인기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전통 음식점 중 프랜차이즈로서 가장 빠르게 정착한 업종은 보쌈 전문점이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은 20여 년 동안 우리의 입맛을 지키면서 대중성을 확보, 전통 음식도 충분히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구식 패스트푸드와 달리 보쌈은 삶은 돼지고기에 해산물을 가득 넣어 담근 김치가 주 메뉴라 패스트푸드하면 떠올리게 되는 정크푸드의 이미지도 극복할 수 있다.

또 작년 8월부터 주 메뉴인 보쌈류와 족발 그리고 새싹쟁반무침면에 인공화학조미료(MSG)를 일절 첨가하지 않고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함으로써 웰빙 음식으로서의 요건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대신 멸치와 버섯으로 맛을 낸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쌈김치 부문에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까지 획득해 소비자들의 높아진 식품위생 기준에 더욱 잘 부합하고 있다.

감자탕에 묵은지 접목해 젊은 층까지 흡수

오랜 시간 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감자탕은 2000년대 초부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 지금은 전국적으로 많이 퍼져 나갔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식의 얼큰한 감자탕이 일본 ㆍ중국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업체인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는 엄선된 돼지등뼈 ㆍ강원도 토종감자 ㆍ100% 국산김치를 1년 이상 땅 속에서 숙성시킨 묵은지 등 모든 원부재료를 고급화해 명품 감자탕을 표방하고 있다.

또 토종 감자탕 이외에 카레 감자탕 ㆍ치즈감자탕 ㆍ스테미너 감자탕 등 퓨전 메뉴를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본사의 김선권 사장은 “과거 감자탕의 주 고객층은 40~50대 남성에게 한정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다양한 메뉴를 개발함으로써 과거 비고객층으로 여겨지던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고객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테이블 옆에 잎과 가지가 풍성한 진짜 나무를 심음으로써, 자연 속에서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고 있다.

퓨전떡찜ㆍ잔치국수 여성입맛 사로잡아

오랜 세월 우리 입맛에 길들여진 전통음식 중의 하나인 국수는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형할인마트 식품매장에 입점해 있는 국수전문점 ‘우메마루’는 1000원짜리 잔치국수가 메인메뉴다.

저렴한 가격에 쌀국수 ㆍ볶음우동ㆍ메밀ㆍ쟁반쫄면 ㆍ스파게티 등 다양한 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100엔 우동으로 일본 전역을 휩쓴 '하나마루'를 모티브로 해 2006년 론칭한 우메마루는 론칭 2년 만에 대형 할인마트 식품매장을 중심으로 가맹 50호점이 입점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열량, 고지방의 서구식 음식보다 담백하고 칼로리가 낮은 전통음식이 웰빙 트렌드에 적합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쌀을 주재료로 쪄서 만들어, 칼로리가 낮고 영양도 풍부한 떡을 이용한 메뉴 개발들도 이어지고 있다.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는 떡과 해산물ㆍ고추의 매운맛을 접목한 새로운 퓨전떡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퓨전떡찜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업그레이된 떡볶이로 새우ㆍ게ㆍ오징어ㆍ홍합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등갈비ㆍ닭날개ㆍ미트볼 등을 떡과 함께 볶은 ‘럭셔리 떡볶이’다.

떡볶이 자체가 여성들에게 스테디셀러 메뉴인 데다가, 풍부한 재료로 영양가마저 높이고, 매장 분위기 또한 일반 분식점과 달리 고급스럽게 꾸며 한 끼 식사를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여성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또 고추에 들어있는 캅사이신 성분이 지방 분해에 효과가 있다는 점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매운맛 소스에 MSG를 일절 첨가하지 않고 천연재료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웰빙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전망 및 성공전략

전통음식이 웰빙음식이란 인식이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요즘, 신토불이 식재료를 사용하고 전통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들에 대한 인기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너무 전통만을 앞세우기 보다는 맛이나 모양ㆍ판매방식 등에 세련미를 더하는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기법들이 가미돼야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꾸준한 메뉴 개발ㆍ리모델링ㆍ마케팅 강화 등은 필수다.

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량을 줄여 웰빙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것은 물론 HACCP 기준을 갖추고 생산이력추적관리제도 등을 실시하는 등 자체적으로 식품위생 기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여기에 인테리어도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도록 꾸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익숙한 젊은 층까지 흡수한다면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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