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63빌딩(264m)보다 무려 1.5배"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타워(555m)와 고작 150m 차이"
대한민국에 들어선 또 다른 초대형 건물이 아닌 400m를 자랑하는 배의 길이라면 믿을까. 며칠 전 부산항에 들어온 스위스 MSC사의 컨테이너선 이사벨라호의 길이다.
이사벨라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으로 길이 400m, 너비 61m, 총톤수는 22만 8741t에 이른다. 63빌딩 옆에 세운다면 63빌딩을 집어 삼킬만한 크기가 될 것이다.
이 선박은 어마어마한 양의 물건을 실을 수 있다. 이사벨라호는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짜리 컨테이너를 무려 2만3600여 개를 담을 수 있다.
모든 컨테이너를 일렬로 세우면 140km가 넘는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일렬로 세울 수 있고, 지상에서 세우면 대기권을 넘어 열권까지 도달할 수 있다.
2만 개가 넘는 컨테이너에 라면을 가득 채운다면 도대체 몇 개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
KMI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1TEU(길이 6.1m, 폭 2.35m, 높이 2.38m) 컨테이너 용기에는 라면 40개짜리 1박스가 총 560개 들어간다. 1TEU 컨테이너당 2만2400개의 라면을 넣을 수 있어 이사벨라호 한 척에만 5억3000만 개가량의 라면을 실을 수 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10일 동안 하루 한 봉지씩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세계적으로 해운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늘어나는 추세다. 1997년 8000TEU급 선박에서부터 2006년 1만2000TEU, 2013년 1만8000TEU로 전 세계 선박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선박에 많이 실어 운송할수록 1TEU당 운송비용이 줄어들게 돼 원가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다 위의 규모의 경제인 셈이다.
전 세계 해운업계가 앞다퉈 초대형 선박을 수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는 2만TEU가 넘는 선박도 많이 보인다. 국내 1위 선사인 현대상선도 2020년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받아 해운업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