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구글 없는 스마트폰 이달 출시…미국 제재 영향, 현실화

입력 2019-09-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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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스마트폰 판매 1000만 대 이상 감소 전망…거래 제한 유예 조치 만료돼

▲독일 베를린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IFA쇼에서 화웨이 직원이 자사 스마트폰 ‘메이트20 X 5G’를 들어보이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독일 베를린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IFA쇼에서 화웨이 직원이 자사 스마트폰 ‘메이트20 X 5G’를 들어보이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를 겨냥해 5월 발동한 수출금지 조치 영향이 드디어 현실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달 중순 구글 주요 소프트웨어가 전혀 없는 해외 스마트폰 신기종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화웨이가 자체 운영체제(OS) 등으로 대응에 나선다지만 구글의 인기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면 해외 사용자 급감은 불가피하다. 신문은 화웨이의 올해 해외 스마트폰 판매가 전년보다 1000만 대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지난 달 말 미국 정부가 5월 90일 기간 한정으로 일부 유예 조치를 취한 것이 더는 화웨이의 신제품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화웨이가 우려했던 사태가 드디어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에 대해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의 조달을 제한했다. 다만 미국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90일간 구글 등 일부 기업과의 거래를 허용하는 유예 기간을 적용했다. 특례를 통해 화웨이는 구글로부터 스마트폰을 위한 소프트웨어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유예 기간이 끝난 8월 19일 상무부는 다시 이를 추가로 90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모았던 구글에 대한 특례 적용은 만료됐다. 이에 구글은 화웨이에 더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대로 가면 화웨이가 향후 출시할 스마트폰 신제품에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나 지메일, 구글 맵, 유튜브 등 스마트폰 사용자 거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구글 앱들을 더는 탑재하지 못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이달 중순 독일 뮌헨에서 발표할 예정인 주력 스마트폰 신기종인 ‘메이트30’이다. 이달 중 출시할 전망인 폴더블폰 ‘메이트X’ 등 다른 신제품도 구글 주요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게 된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원래 정부 규제로 구글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없어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문제는 해외 시장. 앞으로 구글의 부재 속에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IT 업계에 정통한 한 중국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화웨이 해외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지난해 중국과 해외에서 각각 약 1억 대를 기록해 해외 판매 부진은 막대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해외 출하량이 8800만 대로 전년보다 약 1300만 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 화웨이 간부는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은 진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세계에서 이미 대중적인 구글 소프트웨어 사용이 인정될 경우 이를 계속 이용하고 싶다”고 본심을 밝혔다.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강경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화웨이는 안보 위협”이라며 “10월 재개 예정인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에서도 화웨이 제재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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