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시위사태가 3개월째 계속되는 홍콩 신용등급을 24년 만에 처음으로 강등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홍콩 신용등급을 종전의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 피치가 홍콩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5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피치는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등급 강등을 예고했다.
등급 강등 이유에 대해 피치는 “수개월에 걸친 갈등과 폭력은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정하는 ‘일국양제’ 틀의 한계와 그 유연성을 시련에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과 중국 본토의 경제, 금융, 사회 정치적인 연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홍콩이 중국의 국가통치체계에 지속적으로 통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큰 제도와 규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피치는 “현재 홍콩에서 진행 중인 일들은 현지 통치체계와 법치의 질과 효율성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에 장기적인 타격을 주고 홍콩 비즈니스 환경의 안정성과 역동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홍콩 금융시장에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달러 가치는 크게 변동하지 않았고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오히려 소폭 올랐다.
다른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홍콩의 혼란에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할 것이라며 ‘안정적’ 등급 전망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P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고소득의 홍콩 경제와 안정적인 재정상태, 경제의 강력한 대외 포지션 등은 현 신용등급을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의 약한 경제성과가 지속돼 재정적 유연성과 성적이 구조적으로 손상되면 홍콩의 강한 신용 펀더멘털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