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수수료 개편 시도로 촉발된 리크루팅(신규설계사 도입)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차라리 ‘설계사 이직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메리츠화재만 홀로 반대를 외치고 있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손해보험협회에서 분과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렸다. 각사 임원이 참석한 이 자리에선 최근 논란이 되는 ‘GA의 불매운동 경고’가 주요 쟁점이 됐다. 사실상 GA의 불매운동을 촉발시킨 데에 대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네 탓 공방’이 주를 이뤘다.
앞서 삼성화재는 신입 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계획했지만, GA의 반발로 개편작업 일부를 철회했다. GA업계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간 설계사 빼가기 경쟁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서로 ‘억울하다’는 입장을 폈다. 메리츠화재는 2016년부터 전속설계사 수수료체계를 유지해왔는데, 삼성화재의 수수료 개편으로 논란이 재점화돼 불똥이 튀었다는 주장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도입 설계사의 70%는 신입 설계사이며, GA로부터 유입된 설계사는 월 20~30명뿐이라 GA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를 이미 제출했지만, 업계가 믿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삼성화재는 업계의 설계사 도입 경쟁을 촉발시킨 근원지는 메리츠화재이며, 메리츠화재가 도입해오는 GA설계사 규모가 훨씬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화재는 이날 회의에서 “차라리 설계사 이동 데이터를 공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계사들이 어느 회사에서 어느 회사로 옮겼는지 업계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손보사들도 대체로 찬성했지만, 메리츠화재만은 반대 의사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설계사의 이동 통계에 대해서 공유하는 건 아직 확정할 수 없다”며 “내부 검토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 좀 더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협회에서 설계사 및 사용인 이동 통계만 오픈하면 메리츠화재의 주장이 사실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며 “주장이 맞는다면, 왜 반대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