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 규모가 사상 최초로 40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은 396조70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00조2856억 원을 기록한 뒤 1년4개월여 만이다.
올 들어 사모펀드 순자산은 63조4104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400조 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유형별로 보면 연초 이후 사모펀드 중 인프라, 선박, 유전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의 증가액이 16조236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펀드(14조1167억 원), 증권펀드(13조2485억 원), 혼합자산펀드(10조504억 원) 등 순으로 늘었다.
증권펀드 내에서는 채권펀드(9조6020억 원), 재간접펀드(5조1599억 원), 혼합주식펀드(2502억 원) 등이 늘었다. 반면 주식펀드(-9604억 원)와 혼합채권펀드(-8080억 원) 설정액은 줄었다. 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순자산도 539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들이 모여 돈을 모아 투자하는 펀드다. 고액 자산가나 연기금, 법인 등 소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만큼 규제 강도가 공모펀드보다 낮고 운용이 자유로워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가능하다.
정부가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 활성화에 나서면서 사모펀드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와 커진 주식시장 변동성 역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를 키웠다. 지난달에는 고위험 투자를 할 수 있는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을 완화하는 등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이 이어졌다.
다만 최근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ㆍDLS) 손실 사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 사모펀드 논란 등을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사모펀드 전성시대’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국은 혁신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사모펀드의 역할이 중요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사모펀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사모펀드가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악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규제 완화 추진에 부담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