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록의 이슈노트] 10년만의 도약, 접는 스마트폰

입력 2019-09-08 15:59 수정 2019-11-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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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90년~2000년 대까지 휴대폰이 접히는 건 당연했다. 삼성 애니콜, LG 싸이언, 팬택 스카이 등 국내 제품은 물론이고 모토로라 레이저폰과 노키아 제품 등 대부분 휴대폰은 접는 방식의 폴더폰이었다. 가끔 밀어 올리는 슬라이드 방식도 있었지만, 폴더폰이 대세였다.

2000년대 후반 터치방식을 도입한 풀스크린폰이 등장했고,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이 피쳐폰을 대체하면서 접는 방식의 폴더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스마트폰 등장은 IT생태계를 바꿨다. 스마트폰은 PC와 인터넷 브라우저를 삼겼고, MP3플레이어를 지웠다. 카메라 업체는 필름을 버리고 렌즈 연구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등 개인방송 시대를 연 것도 스마트폰의 등장 덕분이다.

다만 스마트폰 자체의 변화는 더뎠다. 속도·메모리용량·카메라 화소는 커지고 높아졌지만 한마디로 ‘그게 그거’였고 외형상 차별화가 안됐다. 스마트폰 교체에 싫증내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제품 교체주기가 늦어지면서 꾸준히 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은 10년 만에 성장세가 멈췄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의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제품이 바로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다.

실제로 제품을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았다. 최근 몇 년 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행사를 꽤 자주 다녔는데,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240만 원에 달하는 제품인데도, 사고 싶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접었을 때 그립감이 좋아 한 손으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고, 펴면 태블릿처럼 시원시원하게 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닫을 때 손맛도 좋았다. 양쪽에 자석을 탑재해 찰칵하는 느낌으로 손쉽게 접힌다. 옛 폴더폰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최신 기술이 집약된 폴더블폰에서 옛 폴더폰의 감성까지 느끼니 ‘금상첨화’였다. 사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에 대해 “폴더폰의 감성도 전해주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해왔다. “스마트폰을 왜 접어”란 의문을 없애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8년이 걸렸다. 새로운 소재와 설계방법을 고안해 스마트폰을 처음부터 다시 구상하고 제작했다.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에 펜을 탑재한 ‘갤럭시 노트’시리즈를 처음 구상한 인물이다. 갤럭시 폴드 역시 고 사장이 주도했다.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도 좋다. 한정 판매였지만, 국내 이통3사에 배정된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됐다.

이런 얘기가 있다. 삼성에는 외계인이 있다. 외계인을 잡아 놓고 원하는 기술을 얻어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한다. 진짜 삼성에는 외계인이 있다. 고동진 사장과 모든 임직원들이 외계인이다. 항상 더 발전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개발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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