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의 추석나기…대외활동 없이 조용하게 경영구상 몰두

입력 2019-09-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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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송·日 수출규제·美 보호무역주의…국내외 현안 산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추석을 앞두고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은 대외활동 없이 조용히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국내 재판 등 산적한 대내외 경영리스크에 가장 편치 않은 추석이 될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한진, SK,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기간 특별한 공식 일정 없이 자택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또 한 번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경영진들과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 시간 재판에 신경을 쏟아야 하는 만큼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밑그림을 미리 그려놓고, 각 계열사 밸류체인 점검 및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연휴에도 밑그림 구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11월로 임박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5월 발표 예정이었으나 6개월 유예됐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 가까이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SK하이닉스의 대응방향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일본산에서 벗어나 국산 및 다른 국가 소재를 양산에 투입하며 테스트를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비일본산 소재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관련 소송도 최 회장의 걱정거리다. 최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핵심 인력과 기술 유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전제된다면 최고경영자(CEO)간 대화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잘못을 인정하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만나 손해배상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것. CEO 담판의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와의 싸움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KCGI는 한진칼에 조원태ㆍ석태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한진칼 전ㆍ현직 사외이사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했다.

취임 1년을 넘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순혈주의 타파, 지주사 체제 강화 등으로 LG그룹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변화를 준 1년 동안 잘된 부분과 미흡한 부분을 파악해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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