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으로 당사국보다 독일과 한국, 일본 등 주변 수출국이 더 큰 피해를 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9일 “전세계 교역 감소가 본격화된 올해 1~2분기 주요 수출국들의 전년비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통상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시점에 교역 또한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하방압력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역감소가 어느 속도로 전개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트럼프가 대중 관세장벽의 수위를 높이면서 교역여건은 더욱 악화됐다”며 “당장의 교역 상황을 차치하더라도 그 동안 누적된 기업들의 경기전망 악화로 기업투자 둔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무역분쟁에 주변국들의 피해가 더 큰데 올해 상반기 세계 수출 감소를 이끌었던 국가는 독일, 한국, 일본 순”이라며 “주변국들의 수출부진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이유는 중국 수요둔화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반대로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과 함께 자국 수출입 보호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어 수출 감소가 제한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이 대중 수입관세장벽을 높여 중국에 비전통적 무역정책(수출 보조금, 수입 대체 등)의 명분을 만들었듯,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나라에 ‘소재 국산화’ 라는 수입대체 정책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정책지원(재정 및 금융지원) 강화 차원에서 긍정적 변화라 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 경기 하방요인으로 자리한 수출경기가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교역여건에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