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신음하는 자동차 산업...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 부채질

입력 2019-09-10 10:47 수정 2019-09-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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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조업에 비상이 걸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제조업 경기가 6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부진을 부채질하는 핵심 요인은 자동차 산업의 침체다.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8월 자동차업계 활동지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IHS마킷이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네 번째로 낮았다. 해당 지수는 생산재, 기계, 장비, 금속 등 모든 분야에서 급락해 50 이하로 떨어졌다. 수치가 50을 넘는 경우 경기 확장,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뜻한다.

자동차 산업 위축 여파로 전체 IHS글로벌 제조업지수도 4개월 연속 50 미만을 유지했다. 7년 만의 최장기 위축 국면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업이 맥을 못추는 배경에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인한 수출 감소 탓이라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기획국(CPB)에 따르면 지난 6월 글로벌 상품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애덤 슬래터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무역량 감소가 제조업 경기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경기 침체 국면이 아닌데 세계 무역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자동차 산업 부진이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이는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기준 강화,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자동차 같은 사치재에 대한 수요 감소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런 흐름은 경제가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미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의 7월 제조업 PMI는 전월 51.7에서 51.2로 하락한데 이어 8월에는 49.1로 떨어져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필리핀, 베트남 같은 일부 국가들은 글로벌 제조업 부진에서 벗어나 있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니퍼 맥권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관세가 신흥국 시장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해서는 무역 긴장을 완화하거나 중앙은행들이 더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둘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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