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건설장비 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업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수년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두 회사가 신시장 개척을 통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북미에 콤팩트 트랙터(Compact Tractor)를 출시하고 북미 농기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회사 측은 “콤팩트 트랙터 출시를 통해 기존 소형 장비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건설기계 제품과의 판매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두산밥캣은 기존 미국에서 로더, 미니 굴착기 등 건설장비 분야에 집중해 왔다.
북미 콤팩트 트랙터 시장은 연간시장 수요량 기준 약 17만 대 규모로 북미 소형 건설기계 전체를 합한 규모(약 16만 대)보다 크다. 두산밥캣은 그간 북미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와 현지 딜러망을 통해 2025년까지 콤팩트 트랙터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사장은 “이후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향후 추가 투자 가능성 또한 내비쳤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인 BBI(PT Boma Bisma Indra)와 손잡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신흥시장 공략 준비를 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요욕 하디 사트리요노 BBI CEO와 유준호 두산인프라코어 엔진 BG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엔진생산 및 영업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국영 엔진 생산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Indonesian National Engine Manufacturing Project)’중 하나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BBI와 디젤엔진 현지 생산을 위한 MOU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BBI는 계약에 따라 앞으로 13년간 엔진의 단순·부분조립(Dress up/SKD), 완전조립(CKD) 등의 단계를 거쳐 BBI의 엔진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동남아시아 엔진 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발판을 확고히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2017년 유럽 구조조정을, 2018년 본사 이전 및 법인 통폐합을 마무리했는데 당시에는 인상 깊지 않았던 사업 조정이 훗날 어닝 서프라이즈로 나타났다”며 “이 회사는 또 비슷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북미 콤팩트 트렉터와 인도 백호로더 출시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