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 그래도 높은 손해율에 태풍 ‘링링’과 추석 연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업계는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올해 두 차례 인상을 단행한 터라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의 8월(가마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8%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92.6%, 현대해상 93.5%, DB손보 92.3%, KB손보 92.9%로 주요 손보사 모두 9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7~80%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웃도는 수치다.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을 영위하기 위해 지출하는 사업비가 통상 2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사업비와 손해율을 합한 비율(합산비율)이 100%를 넘어선 셈이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이달에는 태풍 ‘링링’과 추석 연휴가 겹쳐 손해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0시부터 9일 오전 8시까지 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추정 손해액은 69억48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 교통량 급증도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음주운전·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 피해자가 평상시 대비 각각 30.9%, 62.3% 크게 증가했다. 귀성이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날은 평상시보다 사고도 잦았다. 실제 추석 연휴 전날 교통사고의 경우 평상시(3083건)보다 36.6% 증가한 4211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손해보험업계는 이달 손해율은 9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원가상승 요인만이 산적한 상황에서 손해율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절 등의 요인으로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높은 손해율에도 보험료 인상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미 올해에만 두 차례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 말 인상작업을 거친 후 내년 초 또 한 번의 보험료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 년에 세 번의 보험료 인상은 정부에서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말 요율검증 후 내년 초 보험료 인상 작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