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피케티, 6년 만에 후속작 ‘자본과 이데올로기’ 출간

입력 2019-09-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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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페이지 넘는 대작…청년에게 거액 종잣돈 제공 등 불평등 해법 제안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뉴시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뉴시스
‘‘21세기 자본’으로 세계 경제학계와 정부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토마 피케티(48)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가 6년 만에 후속작을 선보였다.

피케티 교수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과 12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출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6년 전 펴낸 21세기 자본에서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불평등의 기원을 탐구했던 피케티 교수는 인도와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으로 그 시야를 훨씬 넓혔으며 불평등에 대한 급진적인 해법까지 제안했다. 신작은 700페이지의 베스트셀러인 ‘21세기 자본’을 훨씬 뛰어넘는 1200페이지 이상의 대작이다.

피케티의 새로운 저서는 여러 정치 이데올로기가 중세 이후 불평등을 어떻게 정당화하고 촉진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불평등이 자연적인 원인이나 기술적 변화에 따라 커진 것이 아니라 정치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정치적 노력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피케티는 강조했다.

피케티에 따르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이 시장의 자유를 극대화하면서 진보적인 과세에 등을 돌린 결과 불평등이 확대되는 유감스러운 전환이 일어나게 됐다.

피케티는 오늘날 상위 10%는 전 세계적으로 너무 부유해졌지만 노동자 계급과 중산층은 버려졌다고 비판했다. 피케티는 좌파 정당들에 대해서도 이런 불평등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들은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역사적으로 좌파 정당들이 노동자와 중산층을 대표하는 대신 사회에서 가장 교육받은 사람들인 지적 엘리트를 대표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케티는 정치 이데올로기적 토대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평등주의 연합이 탄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마 피케티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 표지. 출처 피케티 트위터
▲토마 피케티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 표지. 출처 피케티 트위터
새 저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아주 급진적인 불평등 해법이다. 피케티는 모든 부를 국유화하는 소비에트 스타일의 공산주의에는 반대했다. 대신 만 25세가 된 모든 성인에게 1인당 약 12만 유로(약 1억6000만 원)를 일괄적으로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청년들이 투자나 자산증식에 쓸 수 있도록 종잣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논의가 활발해진 기본소득제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피케티는 자산 정도에 따라 상속세를 최대 90%까지 올리거나 부유세를 최소 0.1%에서 최대 90%로 차등 부과하는 방안, 어떤 주주도 기업 의결권의 1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등을 불평등 해법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를 위해 개인별로 그 영향에 따라 차별화된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케티의 새 저서는 현재 18개 언어로 번역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내년 3월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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