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대출·연체 급증, 부실 차단 급하다

입력 2019-09-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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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연체율 또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지면서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개인사업자)와 가계대출 잔액이 1893조 원으로 1분기보다 28조 원(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12조6000억 원(3.0%) 증가한 425조9000억 원이었다. 가계대출이 1467조1000억 원으로 15조4000억 원(1.0%) 불었는데, 여기에는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도 포함된다. 개인사업자 가계대출만 228조4000억 원으로 5조2000억 원(2.3%)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654조3000억 원으로, 일반 가계대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 연명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자영업 대출은 숙박·음식점, 도소매 등 영세업자들이 밀집한 업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한은 자료에서 2분기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대출은 1년 전보다 12% 증가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자영업 대출은 사업장 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한 생계형 대출이 많다. 운전자금 대출이 시설자금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경기악화로 이들의 연체가 늘면서 대출건전성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5월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40%로, 작년 말 0.32%보다 크게 올랐다. 가계대출(0.32%)이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2%)을 많이 웃돈다. 연체율은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다.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자영업 대출에서 2금융권의 비중 또한 높아져 금융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자영업은 건당 대출액이 많은 반면, 주택담보 위주인 일반 가계대출에 비해 건전성이 크게 떨어진다. 저신용·저소득 차주(借主)가 대다수이고, 장기불황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계층의 생계형 자영업이 많다. 이들의 소득이 줄어 대출상환이 어려운 데다,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서 대출을 또 늘린다. 결국 다중채무의 늪에 빠져들거나 상환불능 상태로 추락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서 경기와 최저임금 영향이 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작년 말 각각 294.4%, 255.3%로 2017년보다 55.0%포인트(p), 33.2%p 높아졌다.

자영업 대출과 상환부담이 커질수록 연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금융시스템에도 위협적이고, 우리 경제의 취약한 고리 가운데 하나다. 대출규모와 연체율 증가를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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