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6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05달러(14.7%) 폭등한 배럴당 62.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8.80달러(14.6%) 뛴 배럴당 69.02달러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시설에 대한 지난 주말 공격 여파로 WTI는 이날 장중 최대 15.5%까지 폭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거의 1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최대 19.5%까지 뛰면서 배럴당 71.95달러까지 치솟았다. 달러 기준으로는 12달러 올라 1988년 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증시는 하락하고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0.52%, S&P500지수는 0.31%, 나스닥지수가 0.28% 각각 하락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0.58%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는 0.1% 내렸다.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미국이 군사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값이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금값은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과 미중 무역전쟁,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이달 들어 6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6bp(bp=0.01%포인트) 하락한 1.84%를, 독일 국채인 분트 10년물 금리는 3bp 내린 마이너스(-) 0.48%를 각각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상품 투자전략가는 “석유시설 공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사우디가 정식으로 이란을 비난하고 나서면 안전자산에 대한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아람코가 피해시설을 전면적으로 복구하기까지 수 주 내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