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일본과 농산물과 산업제품 관세를 다룬 무역협정에 잠정 합의했다”면서 “몇 주 내에 합의안에 서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일본과 보다 공정하고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이루기까지 의회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통지문에는 디지털 무역 관련, 일본과 ‘행정협정’(executive agreement)을 체결하게 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이번 합의안은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의회 승인투표가 필요없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일본은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와인, 에탄올 등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현재 38.5%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낮아져 2033년 4월 9%로 떨어진다.
미국은 자동차를 제외한 일본 산업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와 관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온 것을 고려하면 일본으로서는 최악을 피한 셈이다. 자동차 관세 관련 트럼프의 공세가 심해지기 전에 일본이 협상을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을 올해 11월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을 중단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무역 협정이 최종 타결되면 일본 자동차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부문은 2018년 기준 670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인 미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양국은 이달 하순 유엔 총회에 맞춰 여는 정상회담에서 합의안에 서명할 전망이다. 일본은 임시국회에서 합의안을 승인하면 연내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5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일본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