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일 무역분쟁 장기화 한국이 다소 불리"

입력 2019-09-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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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입품 의존도 상대적으로 높아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한일 무역분쟁에 승자는 없다면서도 장기화할 경우 한국이 다소 불리한 입장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18일 S&P는 '승자 없는 한일 무역분쟁 장기화시 한국이 다소 불리할 듯' 보고서에서 지난 여름 이후 촉발된 한일 무역갈등의 영향을 분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무역분쟁에서 한일 양국의 오래된 적대감이 드러나고 있다"며 "일본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이 다소 불리한 입장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간 무역거래의 상당 부분은 양국 공급망에 투입되는 자본재와 중간재다.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기계장치, 고순도 화학물질, 부품 및 소재는 한국의 전기전자와 IT제품 등을 포함한 총 산업생산량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S&P는 "한국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기업이 신규 공급처를 확보해 일본 수입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상당수는 글로벌 수출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지식재산권과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다른 국가보다 경쟁력 있는 다수의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자본재와 중간재 수출을 규제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신규 공급처를 찾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함을 의미한다. 신규 공급처를 빨리 찾지 못한 기업의 경우 감산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박준홍 S&P 이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화학물질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일본 의존도 및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P는 양국 기업이 서로의 제품과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수출규제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겠지만 이러한 무역전환은 양국 기업 모두에게 비용 증가, 매출 감소, 투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일관계 경색이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로써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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