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경기도 연천 돼지 농가, 감염 경로 오리무중…사람 통한 전파 가능성 높아"

입력 2019-09-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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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의 돼지 농가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자 국내 양돈농가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연천의 돼지 농가 측은 문제가 된 돼지에 대해 "밥을 안 먹었을 때 해열제를 놓는데, 보통 아침에 놓으면 저녁에는 열이 내려가니까 밥을 먹는다. 그런데 이건 열이 안 떨어지더라. 그러니까 계속 아무것도 먹질 못하더라"라고 증상을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는 1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한 것과 관련한 정부 대응에 대해 "우리 정부의 초동 대응 자체가 빠르기는 했으나 조금 더 과감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고, 돼지가 한 번 걸리면 100% 치사율에 달하기 때문에 일단 퍼지면 걷잡을 수 없다. 한국의 양돈 산업은 그냥 그걸로 끝이 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훈 교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면 방역의 범위를 좁은 범위를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광역으로 잡아서 문제가 생긴 농장에서 반경을 조금 더 넓게 잡아서 그 안에 걸리는 어떤 돼지 농장이 있다면 정말 피치 못하겠지만 살처분 하는 그런 조치도 필요하다"며 "그런 조치가 있지 않으면 어쩌면 최악의 경우 한반도에서 돼지가 멸종하는 것을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 이동 금지 조치를 하고 지켜보자고 하는 게 현재 방침인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만일 지금 의심 돼지가 나온 경상도 칠곡에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는 질병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멧돼지를 매개로 해서 움직였다고 보기 보다는 인간, 즉 차량을 통해서 전파가 됐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경북도에 따르면 칠곡 농장의 어미돼지와 후보 모돈, 새끼돼지 2마리를 정밀검사한 결과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 음성으로 나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으로 지목된 칠곡 돼지농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된 연천 농장을 2일 출입한 축산 차량이 일주일 뒤 다녀간 곳이다.

경북도는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해당 농장의 돼지와 차량 등 이동을 이달 말까지 계속 통제하기로 했다.

문정훈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디서 처음 유래했는냐는 것도 사실 중요하지만 지금 제일 핵심적인 것은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막아야 할 부분은 이미 이것이 터진 돼지 농가들 인근에서 더 이상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필요하다면 살처분을 해서라도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파주에 있는 첫 번째 발병했던 농장의 경우에는 내가 알기로 그 농장주가 이미 방역 시스템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서 잔반을 먹인다거나 실질적으로 멧돼지가 접근을 할 수 있으니까 접근하지 못하도록 펜스를 이미 다 쳐놓을 정도로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터졌다"라며 "현재로서는 결국 사람이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미 오염돼 있는 차량이 이 농장 안으로 들어왔거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정훈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얼려도 몇 년 이상 살고 0도 이상 염장을 해도 몇 년 동안 죽지 않는다"라며 "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75도 이상의 열을 가하는 경우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는 치사율이 30~40%에 이르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거의 100%라고 보면 된다. 걸리면 다 죽는다. 비교가 안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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