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 아파트 견본주택이 문을 열었다. 오전 10시 개관 시간이 되기도 전에 100명 이상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당초 후분양을 하려고 했으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후 선분양으로 계획을 바꾼 재건축 단지다.
일반인이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은 112가구뿐이지만 서울 강남에서 오랜만에 나온 분양 아파트 단지인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 총 679가구로 이뤄졌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4750만 원대로 책정됐다.
타입별 분양가격은 △전용 71㎡A 13억100만~14억5500만 원 △전용 71㎡B 13억7100만~14억4100만 원 △전용 71㎡C 13억4500만~14억2600만 원 △전용 84㎡A 15억8300만~16억6400만 원 △전용 84㎡B 15억5300만~16억4800만 원 △전용 84㎡C 15억4500만~16억4000만 원이다. 분양가격이 10억 원을 넘어 계약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대출 이외 자금 동원 능력이 가능한 현금 부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종성 삼성물산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소장은 “계약금은 연체가 됐을 때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중도금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며 “신축 물량은 많지 않은데 강남에 진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많아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분양 물량의 70% 이상이 10층 이상에 분포된 것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며 “정비사업에서 보기 힘든 구조인데 조합원 대부분이 아파트 저층에 당첨돼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전시장에는 전용 71㎡B타입, 전용 84㎡A타입의 견본주택이 마련됐다.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청약자들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을 이점으로 꼽았다. 분양가격은 아파트 위치가 강남구 삼성동이란 점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란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래미안 라클래시 인근 아파트 단지인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 7월에 22억7000만 원에 매매됐다. 역시 인근 아파트 단지인 ‘삼성동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84㎡도 지난 7월에 20억 원에 팔렸다. 래미안 라클래시 전용 84㎡ 타입 최고 분양가가 16억 원대인 점을 생각하면 6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상계동에서 온 50대 후반 A씨는 “가족과 함께 살 집 보러 왔고, 최소 6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상한제 이후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청약가점 초고점자가 몰릴텐데 (래미안 라클래시와 같은 분양 단지는)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송파구 장지동에서 온 40대 중반 B씨는 “분양가 상한제 이후 재건축·재개발 분양 단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래미안 라클래시의 당첨 가점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50점대 후반도 당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방문객은 이날 견본주택에 전시된 전용 84㎡타입이 작게 느껴진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사당동에 사는 친구를 대신해 견본주택을 찾았다는 40대 C씨는 “분양가격은 비싸지 않은 것 같은데 (전용 84㎡타입) 거실이랑 방이 좁게 느껴진다”며 “수납할 공간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전용 84㎡타입이 작게 나온 것 같아 차라리 전용 71㎡타입이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전용 84㎡타입은 발코니 확장을 안 하면 생활하기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