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78년 역사를 자랑하는 토마스쿡은 이날 오전 런던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토머스쿡은 성명을 통해 “상당한 노력에도 추가 자금 조달 합의가 불발됐다”면서 “이사회는 즉각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산 직전까지 토머스쿡은 17억 파운드(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부채에 시달렸다. 당초 중국 푸싱그룹 산하 푸싱여유문화 등 채권단은 토머스쿡과의 협상에서 여행 사업 부문 절반과 항공 부문 일부 지분을 취득하는 대신에 9억 파운드를 제공하는 구제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토머스쿡은 지난주 미국에서 연방파산법 15조에 근거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20일 채권단이 2억 파운드를 추가로 확보하도록 요구했으나 양측이 이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토머스쿡이 무너지면서 유럽 각지에 머물고 있는 많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현재 토머스쿡의 상품을 이용 중이거나 계약한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 영국 여행객만 15만 명에 달한다. 이에 토머스쿡은 영국 민간항공청(CAA)과 협력해 앞으로 2주 동안 해외 여행 중인 영국인의 귀국을 돕기로 했다. 이른 바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된 계획이 발동, 전쟁 중이 아닌 평시 자국민 이송 작전으로는 최대인 94대의 대형 수송기가 투입된다. 영국 정부는 이 작전에 약 7억5000만 달러를 쏟아붓는다.
블룸버그는 토머스쿡의 몰락 배경으로 치열해진 온라인 여행업계 경쟁과 저가 항공사의 부상, 여기에 테러와 정치 혼란 등을 꼽았다. 2018년 5월 이후 토머스쿡 주가는 96% 이상 떨어졌다.
1841년 설립된 토머스쿡은 2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16개국에서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1년 이용객만 1900만 명에 달한다. 또 31개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전 세계 60여곳에 여행객을 실어날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