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의 아들이자 ‘콘래드 N. 힐튼 재단’ 이사장인 스티븐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전하고, 힐튼이 세상을 떠나면서 재산의 거의 전부인 약 97%를 부친이자 힐튼그룹 창업주 이름을 딴 자선재단 콘라드N.힐튼재단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에 자선재단 기금 규모는 기존 29억 달러에서 63억 달러(약 7조48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폭스비즈니스는 전했다. 이 재단은 그동안 재난 구호와 에이즈 감염 아동 치료 등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자선활동을 펼쳐왔다.
남은 3%의 유산은 유족들이 상속받을 예정이다. 부인 메릴린 홀리 힐튼은 2004년 사망했으며 힐튼 유족으로는 8명의 자녀와 15명의 손주, 4명의 증손이 있다. 할리우드 유명 인사인 패리스 힐튼과 니키 힐튼이 배런 힐튼의 손녀다.
배런 힐튼은 1951년 부친의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 이미 오렌지 주스 생산과 석유사업, 항공기 임대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았다. 힐튼그룹에 들어와서는 1954년 부회장에 오르고 1966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으며 부친이 세상을 떠난 1979년 회장까지 겸임했다.
힐튼그룹의 수장으로 30여 년 간 있으면서 회사를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로 키워냈다. 블랙스톤그룹이 2007년 뉴욕의 유명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를 포함해 힐튼그룹을 260억 달러에 인수했을 당시 힐튼은 전 세계 약 2800개 체인을 자랑했다. 같은 해 배런은 자신의 재산 97%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약속했다.
그는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프로미식축구 팀인 ‘LA 차저스’를 창단했으며 미국풋폴리그(AFL) 창설 멤버 중 한 명이기도 했다. 1965년 미국프로미식축구(NFL)와 AFL의 합병 협상을 지원했다. 양대 리그 합병 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이 1966년 탄생했다.
패리스 힐튼은 인스타그램에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는 전설이었고 선견지명이 있었으며 똑똑하고 잘 생겼고 친절했다. 성취와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다”며 “이렇게 훌륭한 멘토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며칠 전 마지막 대화에서 그가 얼마나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말했다”며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