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간 무역긴장이 지역 분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화하면 전 세계 첨단 기술산업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한국은 지난 18일 일본을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일본이 지난달 말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최 사장은 이날 싱가포르서밋 참가 중 CNBC 인터뷰에 응해 “두 이웃국가 간의 무역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긴장을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이 서로 구매하는 첨단기술 품목에는 전자장비와 집적회로(IC) 등 부품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자동차 생산에 쓰이는 소재까지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다. 한일 무역전쟁이 계속되며 이런 고부가 가치 제품의 글로벌 공급이 붕괴할 수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쓰이는 첨단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가하면서 한일 갈등이 본격화했다. 우리나라 국회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KIC의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 사장은 “법이 시행되면 우리는 해당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사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양국이 즉각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두 나라 모두 일부 합의에 다다를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게임’이 아니라 둘 모두 패자가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이에 이들은 일부 영역에서 합의할 것이다. 무역 긴장이 추해 보이지만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사장은 한일 갈등 해소 전망에 대해서는 “양국 분쟁은 시작에 불과해 아직 확신을 갖기는 이르다”며 “다만 양국 모두 글로벌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붕괴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