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넘게 뛴 시금치·피망값에 생산자물가 석달만 반등

입력 2019-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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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에 컴퓨터 등도 석달만 상승..전년동월비는 두달째 하락, 환율·원자재가 추세봐야

두 배 넘게 뛴 시금치와 피망 등 농산물 가격에 생산자물가는 석달만에 반등했다. 환율 급등으로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자기기 등도 석달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기조적 흐름을 엿볼수 있는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낙폭을 키우며 두달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상승한 103.73(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5월(0.1%) 이후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농산물은 6.9% 올라 작년 8월(16.3%) 이후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폭염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시금치(133.9%), 피망(144.1%), 상추(92.7%) 등 값이 크게 오른 탓이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품 물가는 1년만에 가장 큰 폭인 3.3% 상승을 기록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0.4%)와 제1차금속제품(0.4%)이 오른 공산품도 0.1% 상승했다. 역시 석달만에 반등이다. 원·달러 환율이 2.9%(33.67원) 급등한데다, 안전자산선호 현상에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해 6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때문이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과 서비스는 각각 0.1%씩 올라 두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식점 및 숙박서비스(0.3%)와 운송서비스(0.3%)는 여름 성수기에 따른 수요증가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반면, 기조적 물가흐름은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준 생산자물가지수는 0.6% 하락해 두달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2016년 9월(1.1% 하락) 이후 2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전년동월비 18.4% 급락한 두바이유 값에 석탄 및 석유제품(-9.5%)과 화학제품(-4.4%)을 중심으로 내림세를 보였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라 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부문도 전년 같은기간대비 0.2% 하락했다. 두달연속 내림세로 역시 2016년 9월(0.9%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 폭염에 따른 농산물값 상승에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면서도 “9월에도 환율과 원자재가격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 부진을 과도하게 소비자물가와 연계할 필요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생산자물가는 통상 소비자물가를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최종재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알려져 있는 만큼 선행성이 강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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