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전장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올인하며 우수 인재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LG 계열사들은 사내 인재 양성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에 뛰어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희망퇴직과 동시에 인재 채용에 나서며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20일까지 미국 우수 R&D 석·박사 인재를 채용한다. 채용분야는 △OLED 패널 △재료 △공정 △기구·광학 △회로·알고리즘 △분석 등 사실상 OLED 관련 전분야다.
LG디스플레이는 새 수장으로 정호영 사장이 선임된 지난 16일 R&D 인력 채용공고를 시작했다. 이어 정 사장 선임 다음 날 5년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 희망퇴직을 발표했다.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여유인력은 OLED로 배치하고 있지만, 전체 여유인력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전환 가속화를 고려해 사무직에 대해서도 LCD 인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LG디스플레이에서 약 5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국내 직원수는 작년 말 3만438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2만9147명으로 3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연말에는 2만 명대 중반 규모로 직원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는 다음 달 7일까지 기술개발, 품질 분야에서 일할 경력사원을 뽑는다. 채용 분야는 △차량용 모터 제어 △차량용 카메라 광학·회로 설계 △차량용 LED △차량모터 품질 업무 등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던 LG이노텍은 최근 전장부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정체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전장부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 달러(약 286조 원)에서 내년 3033억 달러(약 362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이같은 성장세에 주목해 모터에서 카메라까지 20여 종의 전장부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한 결과 올해 상반기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은 약 537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4590억 원)과 비교했을 때 약 17%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LG계열사들의 R&D 인력 확보 움직임은 구광모 회장 체제 들어 더 두드러진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행보로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 첫 대외 행보도 LG사이언스파크 방문이었다.
지난 24일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구 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다.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