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아베는 북한에 대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접근을 지지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정상끼리 흉금을 열고 밝은 미래를 바라보면서 눈앞의 과제를 풀려고 하는 방식이 북한을 둘러싼 역학 관계를 바꾸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 또한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며 “납치와 핵, 미사일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며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은 불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삼고 싶어 한다. 그는 지난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양측은 지난해 몽골에서 납북자 문제 관련 실무자 회의를 하기도 했으나 협상은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납치된 것으로 의심됐던 일본인이 오히려 일본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가 실종 문제를 정치화면서 ‘군사화’ 구실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6일 야마가타현 경찰이 1983년 실종돼 납북된 것으로 의심됐던 사이토 다케시라는 남성이 지난해 4월 자국 내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에 관해 “국제 경제질서를 인질로 한 비열한 유혈 범죄”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지목하는 대신 자신과 이란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언급하면서 일본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