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20cm로 어린이 키 크기를 가진 타이어. 하늘에선 보이지 않고 비행기의 이ㆍ착륙 시에만 나타나는 타이어. 비행기 타이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동차 타이어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비행기 타이어는 자동차 타이어보다 더 극한의 상황에 견디도록 만들어졌다.
먼저 비행기 타이어는 고압에도 잘 버틴다.
자동차와 달리 비행기는 무게가 상당해 착륙할 때 타이어에 전해지는 힘이 크다.
항공기 타이어는 평상시에 200psi(공기압의 단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자동차 타이어의 무려 6배 정도다.
또한 비행기 타이어는 이ㆍ착륙할 때의 순간적 충격 때문에 내부 압력이 900psi까지 급상승하여도 파열되지 않아야 한다.
높은 온도에서도 잘 버티는 게 비행기 타이어다.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지면에 타이어가 닿을 때 온도가 최대 250도까지 올라간다.
비행기 타이어를 만들 때 고열에도 잘 버티도록 만들었다.
그런데도 활주로에 착륙할 때마다 타이어의 표면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이때 고기 한 근(600g) 정도의 고무 찌꺼기들이 활주로에 달라붙는다.
타이어에 넣는 기체도 자동차와 다르다.
자동차는 타이어의 경우 일반 공기를 사용하지만 비행기 타이어에는 질소를 주입한다.
질소는 충격이나 화재에 따른 폭발 가능성이 공기보다 상당히 낮아서 고열, 고압의 환경에서 생기는 폭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질소를 넣는 또 다른 이유는 추운 환경에서도 타이어 상태 유지를 위해서다.
영하의 온도에서 장시간 비행을 하면 타이어 압력에 변화가 생기거나 모양을 유지하지 못해 터지는 경우가 있다. 질소를 사용하면 영하 173도에서도 타이어의 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기체 상태변화를 막는 셈이다.
이런 갖은 고생을 해서인지 비행기 타이어의 수명은 제법 짧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평균 250~300회의 착륙을 하고 나면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한다.
단거리 운항으로 하루 4차례 착륙한다면 두 달 남짓 되는 기간을 사용하는 셈이다.
수명은 짧지만 타이어의 가격은 상당하다.
비행기 타이어 하나의 가격은 고무와 휠 부분을 합쳐 1500만~2200만 원이다.
준중형 승용차와 맞먹는 가격이다.
보잉기 한 대에만 10개가 넘는 타이어가 장착돼있어 합하면 2억~3억 원이 든다.
이렇게 항공기 타이어는 비행의 시작과 끝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타이어 성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계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 타이어는 타이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기술이 집약돼있다”며 “지금도 안전성과 내구성을 키우는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