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장 “헌혈차 캠페인으로 반려견 헌혈 문화 정착하길”

입력 2019-09-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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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함께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 캠페인’ 나서

(사진제공=현대차)
(사진제공=현대차)

반려견도 수혈이 필요하다.

사람이 수술하거나 생명이 위독할 때 다른 이의 혈액을 공급받듯 강아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강아지의 혈액은 누구에게 공급받을까?

사람처럼 헌혈을 통해 공급되는 혈액은 극히 일부다. 국내 반려견 혈액은 90% 이상이 수혈용으로 사육되는 ‘공혈견(共血犬)’으로부터 공급된다.

주로 입양처를 찾지 못한 대형견이 공혈견으로 키워지는데, 전국적으로 300마리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평생 매달 한 차례 330ml씩 헌혈을 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한국헌혈견협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인 민간단체다. 지난해 10월 창설해 현재 회원은 5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26일 이투데이와 만난 강부성 협회장은 “선진국에는 반려동물 헌혈 문화가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 수혈 수요를 맞추려면 공혈견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강 협회장은 국내에 반려견 헌혈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반려견 헌혈을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병원은 수도권에 있는 3곳이 전부다.

협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견 헌혈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현대자동차가 협회에 손을 내밀었다.

협회는 현대차와 함께 ‘IM DOgNOR: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이 캠페인은 반려견 헌혈 시설을 갖춘 헌혈차를 만들어 운영하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쏠라티를 개조한 헌혈차 제작과 홍보를, 협회는 캠페인 운영을 맡았다.

이날 강 협회장은 제작된 ‘반려견 헌혈차’를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강 협회장은 “헌혈차는 채혈·분석실 등 병원을 옮겨놓은 듯한 최신 시설을 갖췄다”며 “원하던 헌혈차를 얻게 돼 기쁘다”고 했다.

헌혈차는 10월 6일 서울 상암 반려견 놀이터를 시작으로 13회에 걸쳐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지금은 헌혈에 참여할 반려견을 미리 신청받는 단계다. 2~8세이며 25㎏ 이상인 건강한 대형견만 헌혈을 할 수 있고, 헌혈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강 협회장은 “신청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골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대차가 만든 홍보 영상은 생소한 반려견 헌혈의 개념 소개와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벌써 3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 협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반려견 헌혈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협회장은 “캠페인으로 공혈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순 없겠지만, 헌혈이라는 건강한 반려견 문화를 정착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협회는 헌혈차를 계속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제주도 등 전국의 반려견 헌혈 소외지역을 순회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으로 공혈견을 없애고, 아픈 강아지에게 건강한 피를 수혈하며, 나아가 대형견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장 (사진제공=한국헌혈견협회)
▲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장 (사진제공=한국헌혈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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